위컴 애비 스쿨(Wycombe Abbey School)은 영국의 명문 사립 여학교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이 학교가 한국에 분교를 설립할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새로운 캠퍼스는 영종도에 위치할 예정이며, 영국 본교의 교육 철학과 커리큘럼을 도입하여 학생들에게 우수한 교육을 제공할 계획입니다. 구체적인 개교 일정과 입학 절차 등 자세한 정보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죠.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아이가 영국식 국제학교에 다닌 지 몇 년째, 부모로서 참 많은 걸 보고 느꼈습니다. 단순히 영어를 배우는 걸 넘어, 사고방식과 수업 방식, 학교 문화까지 ‘영국식 교육’이란 게 어떤 것인지 몸으로 체험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그런 저에게 최근 들려온 소식 하나가 눈에 띄었어요. 바로 영국 명문 사립학교 ‘위컴애비(Wycombe Abbey)’가 영종도에 분교를 설립한다는 소식이었어요. 기사에 따르면, 위컴애비는 세계 100위권 대학 진학률이 무려 93%에 달한다고 합니다. 부모 입장에서 솔깃하지 않을 수 없는 숫자지요.
하지만 BIS(British International School) 학부모로서 제가 체감한 영국식 교육의 실제 모습은, 단순한 숫자로는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오늘은 영국 국제학교맘의 시선에서 위컴애비의 '진학률 93%'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기대와 고민이 필요한지를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위컴애비는 영국 내에서도 손꼽히는 명문 여학교입니다. 전통과 품격을 갖춘 교육으로 유명하고, 실제로 많은 학생들이 옥스퍼드, 캠브리지 등 세계 최상위권 대학에 진학한다고 하죠. 한국 학부모들에게도 '영국 사립학교'라는 타이틀 자체가 큰 매력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지만 진학률 93%라는 수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조금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BIS에서 몇 년간 직접 지켜본 바로는, 영국식 교육 시스템은 상위권을 밀어주는 데 특화되어 있지만, 하위권을 끌어올리는 방식은 한국과는 다릅니다.
즉, 학업 성과가 부족하거나 학교의 기대에 부합하지 못하는 학생들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자연스럽게 '걸러지는 구조'를 갖고 있어요. 실제로 진학을 앞두고 학교를 옮기거나, 다른 진로로 방향을 틀게 되는 학생들도 꽤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종 졸업생 중 93%가 좋은 대학에 간다는 건, 그만큼 '선별된 결과물'이라는 점도 함께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BIS에서 본 영국식 교육, 장점도 분명합니다.
이런 점만 보면 너무 냉정한 교육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영국식 교육이 가진 장점도 분명합니다. BIS에서 경험한 수업은 한국식 강의 중심 교육과는 달리 학생 개개인의 의견을 존중하고, 토론과 발표 중심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의 자율성과 창의성,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르는 데 효과적이라는 걸 느꼈어요.
특히 예체능 수업의 비중이 꽤 크고, 시험 성적 외에도 다양한 활동이 아이의 학교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학업 성취만큼이나 '자기 표현'을 중요시하는 분위기 덕분에, 조용한 아이도 자연스럽게 자신감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한국형 위컴애비, 기대와 현실 사이
이제 위컴애비가 한국에 들어온다고 하니, 여러 가지 생각이 듭니다. 과연 영국 본교의 철학과 시스템이 한국이라는 환경 속에서도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까?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그런 교육 방식이 우리 아이에게도 맞을까?라는 질문입니다.
한국 학부모들이 기대하는 건 단순한 명문대 진학이 아닐 거예요. 아이의 가능성을 키워줄 수 있는 교육, 그리고 학업 외에도 사회성과 인성까지 조화롭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일 겁니다. 위컴애비가 단순한 브랜드 수입이 아니라, 한국 교육에 긍정적인 자극을 줄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으로 자리 잡길 기대해 봅니다.
국제학교 학부모로서, 저는 위컴애비의 진학률보다도 그 이면에 있는 교육 철학과 시스템에 더 관심이 갑니다. 그 화려한 성과 이면에는 엄격한 관리, 치열한 경쟁, 그리고 철저한 셀렉션이 있다는 걸 우리는 알아야 해요.
하지만 그 안에서 배울 점도 많습니다. 우리 아이에게 맞는 교육이 무엇인지 스스로 질문하게 만드는 계기, 그것만으로도 위컴애비의 한국 진출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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