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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sgaurus coffee roaster
베트남에도 계절이 있다.
이 나라를 일 년 내내 고온 다습한 곳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간혹 있는데, 그렇지 않다.
공식적으로는 건기와 우기 둘로 나뉘지만,
오래 살다보면 미세한 차이로 사계절이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날씨가 선선하게 바람도 불어주고 하면 실내보다 적당한 야외에 앉아 시간 보내는 걸 즐긴다.
Bosgaurus 커피는 빈탄군에 위치한 카페다.
이곳의 키워드를 꼽자면 강변, 개방적, 조용함, 커피맛이다.
이 카페의 사장님이 베트남 사람인데 유럽을 여행하다가 커피에 꽂혀 공부까지 한 후 카페를 열었다. 그래서 그런지 커피맛이 기가 막히다. 베트남에 흔한 로부스타가 아니라 우리에게 익숙한 아라비카 원두를 주로 쓰는데, 직접 로스팅해서 커피를 내리곤 하는 우리나라의 웬만한 카페들 못지않다. 그동안 베트남에서 들른 카페 중 커피맛은 이곳이 최고다.
무려 아직까지.
물론 개인기호.
강변의 빌라를 구해 카페를 연 것 같은데, 분위기도 기각 막히다. 성인 남성 키 높이의 담장에 둘러져 있어 밖에서 보자면 내부가 보일락 말락 한다. 그래서 궁금증을 자아내는 외관인데, 메탈과 화이트, 투명함으로만 꾸며놓아 분위기가 굉장히 좋다. 얼핏 보면 돈 많은 실리콘 밸리의 어느 CEO 가 사옥에 꾸며놓은 카페테리아 같다.
입구도 무작정 어서옵쇼- 같은 단도직입적 입구가 아니라 매우 마음에 든다.
뭐든 은근한 게 매력 있다.
사람이든 카페든.
적당히 조용한 동네와 적당한 높이의 공간이 절묘하게 균형을 이룬다. 딱히 차가 많이 다니지도 않아 코 앞에 도로가 있음에도 참 조용하다. 그래서 그런지 선선하거나 해가 떨어질라 치면 내부보다 외부에 사람이 먼저 들어차고는 한다.
내부는 기분 좋은 빛이 들어오게 되어있어, 화이트 위주의 인테리어와 어울려 밝은 느낌을 준다. 특이한 게 캐셔 뒤로 돌아다녀도 직원들이 크게 개의치 않는다. 공간 구성 자체가 워낙 개방적이라 직원과 손님 사이에 공간의 경계가 모호하다.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이내 모호한 경계가 오히려 자연스러워진다.
2층으로 올라가면 넓게 자리를 잡을 수 있는 곳도 있고, 커다란 창 앞에서 분위기를 즐길 수도 있다. 큰 창 때문에 비라도 내리면 이곳은 굉장히 운치 있는 공감으로 변한다. 사진을 찍었던 날은 2층에 올라가니 베트남 커플이 자리 잡고 있었다. 다른 손님도 있었으면 나도 자리를 잡았을까, 그들 둘만 있었기에 그냥 내려왔다.
딱 보니 이제 막 썸 타기 시작해서 서로 좋아 어쩔 줄 모르는 사이여서 방해하기 싫었다.
같이 하고 싶은 것(?)도 많을 테고..
그래.
둘만의 공간을 허하노라.
이 날 우리는 바람도 시원하니 밖에 자리를 잡았다.
서로 랩탑을 펴 놓고 있으니,
카페의 전체적인 분위기랑 너무 잘 어울렸다.
그리고 커피.
V60 / Kalita / Syphon 세 종류의 craft coffee 가 있는데, V60 나 Kalita 만 마신다. V60 는 끝이 모아지는 콘 형태의 드리퍼로 내린 커피고, Kalita 는 그 끝이 flat 형태의 드리퍼로 내린 커피다. 사실 둘 사이의 차이까지 구분할 정도의 전문가는 아니다. 그래서 보통 하나씩 주문해서 마신다. 원두는 각자 취향대로. 나는 에디오피아 원두를 좋아해 주로 주문한다.
혹 기회가 된다면 이 카페는 꼭 들러보길 추천한다.
딴 건 모르겠고, 커피 맛은 일품이다.
주소는 아래 링크 참조.
빈탄군이 궁금하시면 아래 링크로.
│by machel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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