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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 I V | 베트남 들여다보기/일상

베트남 최저임금 인상, 교민 생활에 어떤 영향이 있을까?

by machellin 2025.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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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주변 교민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은 "최저임금 또 오른대..."입니다. 특히 중소규모의 생산업체나 서비스업을 운영하는 분들은 인건비 문제로 고민이 많습니다.

 

제가 다니고 있는 회사도 예외는 아니죠.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서, 더 저렴한 지역으로 이전을 고민하거나 아예 다른 나라로 사업체를 옮길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단순히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이 달린 문제입니다.

 

베트남 정부는 매년 최저임금을 점진적으로 인상해왔고, 최근 발표에 따르면 2024년 하반기부터 평균 6%가량 인상될 예정입니다. 이는 노동자의 생활 수준 향상을 위한 정책이지만, 고용주 입장에서는 적잖은 부담입니다. 특히 호치민이나 하노이처럼 대도시에 기반을 둔 업체는 이미 인건비가 상당한 수준인데, 추가 인상은 경영 구조 전반을 흔들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저희 회사는 생산직 인력을 다수 고용하고 있는데, 이번 최저임금 인상이 현실화되면 전체 인건비가 월 수천만 동 단위로 증가하게 됩니다. 여기에 사회보험, 건강보험 등 각종 부가 비용까지 더해지면, 부담은 훨씬 더 커집니다. 결국 회사 내부에서는 "이 정도 인건비면 굳이 베트남이 아닌 다른 나라를 알아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어요.

 

이러한 흐름은 호치민에 거주하는 교민의 삶에도 영향을 줍니다. 물류비용, 외주 서비스 비용, 심지어 가사도우미나 기사 같은 생활 관련 인건비까지도 점점 오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베트남의 저렴한 인건비 덕에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생활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그 여유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부정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최저임금 인상은 분명히 현지 근로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긍정적인 역할도 합니다. 문제는 속도와 현실의 균형이죠. 급격한 인상은 사업자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이로 인해 고용이 위축되거나 기업들이 타국으로 빠져나가면 결과적으로 근로자에게도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지금 저희 회사에서도 고민하고 있는 건 "호치민을 떠날 것인가, 아니면 구조를 바꿔서 버틸 것인가"입니다. 생산 공장을 인건비가 더 저렴한 지방 도시로 이전하거나, 일부 공정을 자동화해서 인력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으로도 논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들리는 말은 한결같습니다.

 

"옛날의 베트남이 아니다."

 

앞으로 베트남 정부가 최저임금 정책을 어떻게 조율할지, 그리고 기업들이 어떤 방식으로 적응해 나갈지는 교민 모두에게 큰 관심사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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