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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 I V | 베트남 들여다보기/일상

인건비는 오르고, 인력은 줄고… 베트남 생산 현장의 변화

by machellin 2025. 4.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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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주변에서 자주 들리는 말이 있습니다.

 

"이제 단순 인력으로는 안 된다."
"최저임금도 오르고, 자동화 설비가 답이다."
"아예 더 싼 나라로 공장을 옮길까?"

 

베트남에서 공장을 운영하거나 생산 기반의 사업을 하는 교민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현실입니다. 최근 한국에서 발표된 노동연구원의 보고서 내용을 보면, 이 흐름은 단순한 감이 아니라 실제로 통계와 분석으로도 확인되는 변화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한국은 세계에서 산업용 로봇 도입 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입니다. 1만 명당 로봇 수가 독일, 일본보다도 압도적으로 많다고 합니다. 이처럼 빠르게 자동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단순 조립이나 품질 검사 인력은 줄어드는 반면, 자동화 설비를 다룰 수 있는 인력은 오히려 더 필요해졌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죠.

 

이건 한국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베트남에 진출한 교민 기업들도 똑같은 고민을 안고 있습니다. 저희 회사 역시 최근 몇 년 동안 인건비가 꾸준히 오르고, 올해 또 한 차례 최저임금 인상이 예고되면서 "지금 같은 방식으로는 안 되겠다"는 위기감이 확산됐습니다. 단순 반복 작업은 이제 자동화 설비가 더 빠르고, 정확하고, 휴일도 필요 없습니다. 그래서 점점 로봇을 도입하고, 자동화 설비를 관리할 수 있는 인력을 따로 채용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최근 한국경제 기사에서 지적한 것처럼 자동화가 고숙련자에게는 기회가 되지만, 저숙련 노동자에게는 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이는 베트남 공장에서 일하는 현지 직원들, 특히 고졸이나 전문대졸 생산직 근로자들의 미래와도 연결되는 문제입니다. 인건비는 계속 오르는데, 단순 업무는 점점 줄어드니 이들이 설 자리가 점점 사라지는 거죠.

 

 

결국 기업 입장에서는 두 가지 선택지가 남습니다.

 

하나는, 자동화에 맞춰 설비를 바꾸고 인력을 재편하면서 현지에서 계속 버텨보는 것.
다른 하나는, 더 저렴한 노동력을 찾아 타국으로 이전하는 것.

 

그런데 첫 번째 길을 가려면 결국 사람을 재교육하고, 새로운 기술에 적응시키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게 대기업이라면 내부 교육 시스템도 있고, 여유도 있겠지만, 교민 중소기업에게는 시간과 비용 모두 큰 부담입니다. 그러다 보니, 자동화를 도입하면서도 결국은 비정규직에 더 많이 의존하게 되는 악순환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정부나 지자체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지만, 현실은 정반대입니다. 기사에 따르면 한국 정부도 직업능력개발 예산을 오히려 줄이고 있다고 하니, 이런 흐름이 베트남 내 교민 기업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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