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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해외 육아 참여기

아빠의 해외 육아 참여기 | 임신 5주차 남편의 기록

by machellin 2020.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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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은 기존의 기록을 옮기는 포스팅이 이어질 예정입니다.

 

 

 

와잎느님은 캐릭터가 확실하다.

뭐든 계획이 세워져 있어야만 안심하는 철두철미 성격이다. 집 정리는 말할 것도 없고 본인의 다음날 업무 준비가 끝이 나야만 움직임을 멈춘다. 게다가 다음날 출근하는 남편의 가방과 내용물뿐만이 아니라 셔츠, 바지, 속옷, 양말까지 준비가 끝나야 비로소 쉰다. 그런 캐릭터가 계획에 없던 아이를 품었으니 얼마나 당황했을까.

 

나도 와잎느님의 임신 소식에 덩달아 놀랐었기에 남편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알아봤다. 그런데 임신 5주차에 남편이 할 일이란 게 뭐가 있겠나. 와잎느님이 해야 할 일은 산더미인데 내가 할 일은 없으니 괜히 미안했다.


임신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남편의 반응이 시큰둥해 상처 받는 예비 엄마들이 꽤 많은 것 같다. 경험해 보니 알겠다. 임신 소식을 들었을 때 미친듯한 기쁨이 올라오는 동시에 "어 그럼 나는 뭘 해야 하지?"라는 물음이 본능적으로 동시에 터져 나오더라. 그래서 찰나의 순간에 불과한 머뭇거림이 겉으로 표출된다.

 

예비 엄마들은 너무 상처받지 말았으면 한다.

초음파 사진을 볼 때의 감동은 예비 아빠의 그것이 더하면 더했지 결코 예비 엄마보다 덜 하지는 않을 것이다.


네이버 지식인에 "남편 임신 조언"이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해보았다가 꽤나 충격을 받았다. 조언이랄 것은 찾아보기 힘들고 폭행, 이혼, 이혼 거부, 바람, 유흥, 낙태, 사기, 채무, 보균 등등 막장에 이른 단어들이 홍수를 이룬다. 간헐적으로 보이는 20대 초반이나 미성년자들의 고민 상담이 차라리 풋풋하고 아름다워 보일 지경이었다. 와 정녕 이렇게 힘든 사람들이 많은 걸까.

 

인상적이었던 사연(?)이 있었다면, 남편과 이혼 소송에 들어간 상태에서 새로운 남자와 살림을 차린 케이스다. 새로운 남자의 아이를 임신한 상태. 아직 이혼이 성립된 상황이 아니라 불륜인 상황에서 임신을 하게 된 것이라고 하더라. 때문에 소송 중인 남편에게 극도로 유리한 상황이라고. 쾌재를 부르는 남편과 사실혼 관계가 성립하지 않아 책임을 질 필요가 없는 새로운 남자 사이에서 여자는 괴롭다. 이걸 어떻게 바라봐야 하나 답답했다.

 

분명 서로 좋다고 만난 사람들.

그리고 결혼까지 한 사람들.

무엇이 그들을 막장에 몰아넣었을까.

 

답을 구하러 갔다가,

물음만 안고 돌아온다.


임신 5주 차.

와잎느님이 쏟아지는 잠을 주체 못 한다. 일찍 잠드는 건 여느 때와 다름이 없는데, 아침에 일어나지를 못한다. 그리고 오후 특정 시간이 되면 마치 기면증 환자처럼 졸려서 정신을 못 차린다. 아침 5시면 일어나고 낮잠을 자도 1시간을 넘기지 않았었는데, 갑자기 잠에서 허우적대니 당최 몸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 건지 걱정이 될 정도다.

 

하루아침에 극단적인 변화가 오니 유경험자의 다독임이 없으면 두려울만하겠다 싶다. 구세주를 찾는 마음으로 장모님께 도움을 구하니, 그래도 많이 안심을 하는 것 같다.

 

엄마는 엄마에게도 능력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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