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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해외 육아 참여기

아빠의 해외 육아 참여기 | 해외 생활 중 아내의 임신

by machellin 2020.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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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베트남에 살고 있다.

필요에 따라 이동하는 삶이라고 정의하면 될 것 같은데, 사실 되돌아보니 그렇다는 것이지 솔직히 말하면 어쩌다 보니 베트남에 와있다. 어쩌다 베트남에 왔는지 궁금하시면 링크 클릭. 

 

해외에서 지내는 expat 의 삶이라는 것이 장점도 많고 그에 비례해 단점도 많다. 싱글일 때는 장점이 더 많았던 것 같다. 자유로운 일상과 다양한 경험 때문이겠다. 결혼을 하고 나서도 expat의 삶이 꽤나 장점이 많다고 여겨왔다. 하지만 아이가 생기고 삶을 바라보는 주관이 나에서 가족으로 바뀌자 단점도 많아진 것 같다. 아니 단점이라기보다는 심사숙고해야 할 일이 매우 많아졌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이겠다.

 

 

아직 돌도 지나지 않은 아들이 있다.

와잎느님과 베트남에서 지낼 때 생긴 아들이다. 평소처럼 일하느라 바빴던 어느 날 오전, 와잎느님에게서 톡이 왔다. 두 줄이 나왔다고.

 

종종 와잎느님과 가족계획을 하면서 여러 대화를 나눴던 참이다. 아이가 생기면 여권을 2개를 만들어 주니 마니, 아웃라이어라는 책에서 말콤 아저씨가 1월생이 최고라더라, 때 되면 조금 더 조용한 곳으로 이사를 가야 하지 않겠니, 남자도 엽산을 최소 2개월 전부터는 먹어야 되기는 개뿔 다 필요 없고 이미 선명하게 두 줄이 나왔다고.

 

소식을 듣자마자 꽤나 당황했다.

마냥 기분만 좋을뿐, 뭘 해야 할지 몰랐다. 그래서 일단 하던 일을 전부 멈추고 네이버를 뒤지기 시작했는데, 남편을 위한 조언은 없었다. 훗날, 환갑 날 혼자서 라면 먹기는 싫었기에 조언이 간절히 필요했다. 그래서 자주 가는 커뮤니티에다가 도움을 청했다.

 

선배 유부남들께는 소식을 들은 바로 그 시점, 내가 뭘해야 하는지 물었고, 맘분들께는 기억을 잘 되살려서 서운했던 기억이 있으면 알려달라 했다. 그러자 다양한 말씀들을 주셨는데,

 

아빠들.

축하(?)드립니다.

일단 기뻐하시면 됩니다.

사실 딱히 할 게 없어요.

꽃다발 하나 들고 귀가하세요.

 

맘들.

전쟁의 시작이군요.

말없이 손만 잡아줘도 좋지만. 주변에서 감동받은 케이스를 보니 함께 초음파 사진 보는 자리에서 남편이 눈물을 글썽이는 장면이 많더군요. 초음파 볼 때 연기를 잘하시면 되겠습니다. 항상 아내분 편이 되어주시고요, 변함없이 사랑해주세요.

 

 

짧지만 추상적인 답변과 길지만 디테일한 조언 사이에서 어리둥절했다. 보통은 짧은데 명쾌하고 길지만 두리뭉실하기 마련인데. 그만큼 출산에 있어 세심하게 챙겨야 하는 엄마와 아빠의 영역 차이가 크다는 것일 게다.

 

이런 상황에서 엄마가 챙겨야 하는 영역을 아빠가 얼마나 take 해주느냐에 따라 보다 수월한 출산 및 육아가 가능하다. 그런데 커플이 서로 떨어져 있어야만 하면, 도움을 줄 수가 없다. 주재원 생활을 하는 가족에게는 충분히 현실로 닥칠법한 상황이기도 하다. 비슷한 상황에 처한 분들께는 아주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 포스팅을 시작한다.

 

아마도 앞으로의 포스트는 당분간 하소연의 포스트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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