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은 기존의 기록을 옮기는 포스팅이 이어질 예정입니다.
입덧이 시작될 기미를 보인다.
보통 4-6주 차에 시작된다는 것 같은데, 임산부의 약 80%는 입덧을 경험한다고 한다. 아이 낳기 직전까지 겪는 사람도 있으면, 초반에만 반짝 겪고 마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 평균적으로는 16주 정도 겪는다고들 한다. 안타깝게도 20% 안에 들지 못한 와잎느님은 이미 시작된 입덧, 심하지만 않게 겪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임신한 아내를 둔 남자들 대부분이 겪는 시험이 내게도 닥쳤다. 먹고 싶은게 생겼다 하신다. 무조건 아내 말을 들으라는 조언에 따라 꾸준히 이미지 트레이닝을 해왔던 참이다. 반짝이는 눈으로 뭘 먹고 싶으냐 물으니 크리스피 도넛이 먹고 싶다고 한다.
흠. 강적이다.
베트남에는 크리스피가 아직 들어오지 않았다.
여기서 당황하면 안됐다. 어설프게 답하여 와잎느님 마음에 들지 않었다 치자. 앞으로 살면서 생각날 때마다 한 마디씩 반드시 들을 터. 사회생활에서도 그렇다. 진짜 안 되는 것이어도 안 된다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싫어한다. 대안을 쥐어줘야 비난의 화살이 나를 향하지 않는다. 침착하지만 빠르게, 당황했지만 목소리는 떨지 않고, 백화점에 글레이즈드 도넛이 있을지도 모르니 다녀와보자. 말하며 집을 나섰다.
택시를 타고 가는 도중에 매운게 먹고 싶어 졌다 하여 방향을 틀었다가, 피자가 땡긴다는 말에 유턴, 국물이 생각난다 하여 다시 유턴 더하기 유턴은 다시 피자.
엄청 미안해 하는 와잎느님을 보며 안쓰러웠다. 시도 때도 없이 오락가락하는 컨디션에 멘탈이 다칠까 안타까웠다.
좋은 엽산 찾아 삼만리.
태명 찾아 오만리. 태명으로는 된소리가 좋다 하여 오만가지 태명을 입으로 소리 내어 불러보다 콩콩이? 귀엽네, 귀엽다. 콩콩이 하자 했더니 뭔 콩콩이가 그리도 많은지... 검색을 해보니 온 세상 태아 절반은 콩콩이 같았다.
결국에는 한국에서 구입해 택배로 받았지만, 호치민에서 엽산을 찾는다면 타오디엔이나 푸미흥의 GNC 또는 에스텔라 플레이스 내 안남 마켓 2층에서 사면 편하다.
조만간 아기의 심장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했다. 벌써부터 감동이었다.
한국에서 낳아야 하는지, 베트남에서 낳아야 하는지, 흔히들 바라는 선진국이 나은지 고민이 많았다. 아직 시간이 있으니 어디가 됐든 건강하게만 만날 수 있었으면 하고 기도하던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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