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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 I V | 베트남 들여다보기/투자

베트남의 전자상거래 (e-commerce) 현황

by machellin 2020. 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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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의 GDP는 어느 정도 될까.

IMF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2,940.

아직 $3,000 에 미치지 못한다.

 

바로 인근에 위치한 라오스나 캄보디아 보다는 그래도 형편이 많이 나아졌지만, 필리핀,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순으로 따라잡아야 하는 위치에 있다. 싱가폴은 아직 넘볼 상대가 아닌 것 같고.

아시아 지역의 GDP 수준.  동남아시아의 경우 싱가폴, 말레이시아를 제외하고는 사이 좋게 $2,500 - $10,000 구간에 대부분 모여있다.
동남아시아 국가들 GDP 비교. 싱가폴이 끼여들면 다른 국가들 그래프가 의미가 없어진다.

 

일반적으로 GDP 가 높은 나라에 사는 사람들이 쇼핑에 적극적일 것이라 여긴다. 아무래도 가처분 소득이 많을테니까. 그리고 온라인을 활용한 쇼핑에도 적극적이라 생각하기 쉽다. 현금이 오고 가는 것이 아니라 신용거래가 행해져야 하고, 신용이라는 것은 가처분 소득이 많을 경우에 더 큰 수준으로 담보되기 때문이다. 차트에서 보여지듯이 베트남은 아직 갈 길이 먼 곳에 위치한다. 따라서 쇼핑에 있어서도 막연히 상위 국가의 소비자들보다는 적극도가 떨어질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e-commerce 로 데이터를 국한해 살펴보면 재밌는 결과가 나온다.

 

 

2019년 2/4분기-3/4분기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전체 전자상거래 트래픽 중 각국의 트래픽이 차지하는 비율

 

인구가 적은 싱가폴은 논외로 하자.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의 트래픽 비중이 매우 높은 것을 볼 수 있다. 인구 2억 6,400만 명을 자랑하는 인도네시아는 머릿수가 많으니 트래픽이 많을 수 있다. 하지만 인구 7천만의 태국이나 1억 400만 명 인구의 필리핀이 베트남 보다도 훨씬 낮은 수준의 트래픽을 기록하고 있는 것은 눈여겨 볼만 하다. 심지어 GDP 수준도 훨씬 높은 수준의 나라들인데 말이다.

 

이 말인즉슨, 베트남 사람들은 온라인에서 행해지는 상거래에 상당히 익숙하다는 뜻이다. 온라인 쇼핑 마켓을 장악하고 있는 업체들의 면면을 들여다봐도, 다른 국가들과는 달리 베트남 로컬 기업의 점유율이 굉장히 높다.

 

동남아시아에서 전자상거래 트래픽이 발생하는 업체들 중 국가별 로컬 기업의 비율

동남아시아에서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온라인 쇼핑 사이트로는 Shopee와 Lazada 가 유명하다. 그리고 이 두 업체는 싱가폴에 기반을 두고 있다. 따라서 싱가폴의 경우 로컬 기업에서 발생하는 트래픽이 91% 에 이른다. 그리고 GDP 수준이 높은 태국과 말레이시아에서 이 두 업체가 시장의 파이를 거의 다 가져갔다. 

 

 

하지만 베트남은 로컬 기업이 선전하고 있어 Shopee 와 Lazada의 점유율이 타국 대비 그리 높지 않다.

 

2019년 베트남 e-commerce 업체 소비자 방문 순위

Shopee 가 1순위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압도적으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는 않다. Shopee 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모델로 기용한다거나 Grab과 파트너 관계를 맺고 일정 상품에 대해 1시간 내 배송 정책 등을 펼치느라 마케팅에 돈을 쏟아부은 점을 고려하면 만족하지 못할 결과일 수도 있다.

 

Mobile World 는 베트남 로컬 기업으로 mobile world investment coportaion 이 정식 명칭이다. 종목 약자는 MWG. 베트남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도 이름이 조금 생소할 수 있지만 이 회사가 거느린 소매 체인을 보면 단번에 알아볼 수 있는 회사다.

 

MWG 자회사들.

thegiodidong, Dien May Xanh, Bach Hoa Xanh, BigPhone 이 MWG의 자회사다. 모두 합쳐 전국에 2,800개 넘는 매장이 있어 베트남 내 탑 소매업체 중 한 곳이다. thegiodidong 은 스마트폰을 비롯한 휴대폰 매장을 1,000여 개 이상 운영 중이고, Dien May Xanh 은 가전 소매 체인점 900여 곳, Bach Hoa Xanh 은 미니 마트 겸 식품점 매장으로 신서 식품에 집중하는 곳이다. BigPhone 은 모바일 기기 소매 체인 형태로 해외에 진출하기 위해 설립한 자회사다. 현재 캄보디아에 진출해있다. 하지만 2023년 현재는 캄보디아에서 발을 빼는 중이다. 가격경쟁력에서 밀리고 있는 것 같다. 대신 인도네시아로의 진출에 많은 자원을 쏟아 붓고 있는 중이다.

 

전국에 퍼져있는 이들 소매점을 웹 사이트로 묶으면서 e-commerce 시장에서도 존재감이 상당히 크다.

 

Sendo 역시 베트남 로컬 기업으로 FPT 의 자회사다. 특이한 점은 처음부터 교외 및 농촌 지역을 타게팅해서 시스템에서 소외된 지역에 넛지를 제공했다.

 

Tiki는 뮤직비디오를 통해서 자사를 홍보하고 있으며, 빠른 배송을 위해 창고에 집중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마존의 B2C 모델을 추구해, 3자 셀러가 Tiki의 fulfillment 30% 를 해결해주는 방식이다.

 

Lazada는 그동안 점유율 상승이 약간 지지부진했으나 최근 게임 쇼나 음악 축제 같은 엔터테인먼트 채널을 통해 홍보를 집중함으로써 방문자 수를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방문자 수가 많은 베트남 e-commerce 업체들을 보고 있으면 한 가지 의아한 부분이 있다. 일찍이 롯데나 베트남의 빈 그룹도 이 시장에 진출을 했는데 리스트에서 찾아볼 수가 없다. 2016년에 베트남 e-commerce 시장에 진출한 롯데는 베트남 e-commerce 마켓의 20% 를 차지하겠다는 포부를 공공연히 밝혀왔으나, 올해 들어 사업을 접었다. 사업을 재구성하겠다는데, 사실상 실패하지 않았나 싶다.

 

배송을 시켜도 늦는 건 둘째 치고 배송일 자체를 본인들 편의대로 변경해대는데 성공할리 만무하다. 나도 한번 이용해 보고 다시 이용한 적이 없었다. 빈 그룹의 Adayroi.vn 역시 지난해 12월을 기준으로 사업을 정리했는데, 아무래도 운영에 있어 서투른 점이 많지 않았을까 싶다.

 

베트남의 e-commerce 시장은 2025년 까지 그 규모가 43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의 예측이라 꽤나 믿을만한 예측일 것이다. 이 시장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에 대해서는 별도로 포스팅을 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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