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갑자기 백신을 맞으라고 연락이 오더군요.
어디서 구했는지는 모르겠는데,
어떻게 회사에서 구했던 모양입니다.
백신이 뭐냐고 물었는데 AZ..
하. AZ는 맞기 싫은데.
AZ는 나이 드신 분들만 맞는 거 아님?
하고 물어보기도 했는데 그런 거 없다고. 맞기 싫으면 집에 가라고 할까 봐 어쩔 수 없이 맞았습니다.
아침 8시에 전화가 와서 대충 씻고 백신 맞으러 외출.
신속 키트로 음성 확인하고 백신을 맞았는데요.
9:00 - 9:30
접종. 맞을 땐 아주 살짝 따끔하드만, 맞은 자리는 500원짜리 동전 크기 부위가 뻐근합니다. 맞고 나서 한동안 이상 반응 체크를 하더군요.
9:30 - 10:00
이상 반응 없어 귀가 후 아점 먹었습니다.
왼팔 뻐근한 거 빼고는 아무 문제 없었어요.
12:00 - 14:30
살짝 열이 오르나... 아닌가... 애매하게 약간 열이 오르는 기분. 한 숨 잤습니다.
18:30 - 22:00
저녁 먹고, 넷플 보면서 낄낄댔습니다.
슬슬 자 둬야 컨디션도 좋을 것 같고 해서 잠자리에 들었어요.
22:00 - 22:30
이불속이 후끈후끈합니다.
오 열이 나는구나. 이거 항체 생기나 보네. 많이 만들어주라.
22:30 - 23:00
넘 많이 만드는 거 아니니...?
23:00 - 24:00
태어나서 이런 오한은 처음 겪네요.
추워지기 시작하더니 이내 와 미쳐버릴 정도로 춥습니다.
이가 서로 부딪칠 정도로 덜덜 떨었습니다.
몸에서 열이 많이 나니까 옷차림을 가볍게 하라 그래서 반팔 반바지를 입고 있었는데, 이건 도저히 안 되겠는 거에요. 긴 팔 긴 바지 꺼내서 갈아입는데, 태어나서 가장 추웠던 순간입니다.
평소 숨을 쉴 때 쓰읍 후~ 라면 이 때는 쓰읍 흐.흐.흐.흐.흐.흐. 이렇게 쉬게 되더라고요. 몸이 너무 많이 떨려서 숨을 한 번에 내 쉴 수가 없었어요.
그리고 온몸의 근육이 그냥 아픈 게 아니라 걸레 짜는 마냥 비틀어 쥐어짜듯이 아픈데 환장하겠더란 말입니다. 도저히 안 되겠어서 주방으로 겨우 겨우 걸어가 타이레놀 먹고 다시 누웠는데, 머리에 이러다 안 좋은 일 생기면..? 이라는 생각이 스치더군요.
그래서 다시 한번 온 힘을 다해 다시 거실로 나와 집 대문의 잠금장치를 풀어두고 다시 침대로 기어와 기절했습니다. 만약 무슨 일 생기면, 발견이라도 빨리 되어야겠다 싶은 심정이었어요.
타이레놀 약발 아니었으면 아마 잠들지 아니 기절하지도 못했을 것 같은 경험이었습니다.
익일 아침
어질어질하고, 근육통은 마찬가지인데 오한은 없어졌습니다. 대신 식은땀이 수도꼭지 열린 마냥 엄청나게 많이 납니다.
하루종일 시체처럼 누워있었네요.
어제 아침
그나마 좀 낫습니다만, 아직도 근육통은 심합니다.
오늘 아침
근육통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그래도 주사 맞은 왼팔은 뻐근하고,
등에는 아직도 근육통이 있군요.
사람마다 반응은 천차만별인 것 같습니다.
같은 날 맞은 사람들 중 제가 꽤 심한 편에 속하고, 나이 많으신 분들은 엄청 멀쩡하더군요. 반면 젊은 사람들은 힘들어하는 사람이 정말 많았습니다.
결론은..
AZ 백신 이거 경우에 따라서는 사람 잡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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