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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 I V | 베트남 들여다보기/일상

[트럼프 관세 이슈] 증시 5.8% 폭락한 베트남, '세계의 공장' 꿈 무너질까

by machellin 2025. 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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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 발표가 동남아 전역을 강타했습니다.
 
특히 베트남은 하루 만에 증시가 5% 이상 급락하며 충격을 고스란히 드러냈습니다. 미국이 베트남 수출품에 무려 46%의 관세를 부과한 것이 발단입니다. 이는 사실상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관세율로, 그간 미국과의 관계를 공고히 다져온 베트남 입장에선 ‘날벼락’과 같은 소식이었습니다.
 
그동안 베트남은 미중 무역전쟁의 반사이익을 톡톡히 보며 '차이나 플러스 원' 전략의 최대 수혜국으로 급부상해 왔습니다. 삼성전자, 애플, 인텔, 나이키 등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을 떠나 베트남으로 생산 거점을 옮기며 제2의 세계 공장이라는 별칭까지 얻었죠. 이러한 흐름은 베트남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되었고, 2023년 GDP 성장률은 7.09%라는 놀라운 성과로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이번 트럼프의 초고율 관세 발표는 베트남의 수출 중심 경제 모델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던진 셈입니다. 미국은 지난해 기준으로 베트남의 최대 수출시장 중 하나로, 1235억 달러(약 181조 원)의 무역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이미 관세 압박 우려가 있었던 상황에서 베트남 정부는 LNG, 농산물 등 미국산 제품 구매 확대, 관세 인하, 스타링크 허가 등 적극적인 유화 제스처를 보여왔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시도가 무색하게도 베트남은 46%의 고율 관세라는 냉혹한 현실을 맞이하게 된 것입니다.
 
이 여파로 4월 3일 호찌민 증시는 개장 직후 대표 지수인 VN지수가 한때 5.8% 폭락하며 투자자들의 ‘패닉 셀링’이 이어졌습니다. 이후 일부 회복하긴 했지만, 오전 10시 기준 여전히 전일 대비 4.5% 하락한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이는 시장이 단순한 심리적 충격을 넘어, 실질적인 수출 감소와 성장 둔화 가능성을 반영한 움직임으로 해석됩니다.

 
전문가들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아시아프런티어캐피털의 루치르 데사이 펀드매니저는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관세가 지속된다면 베트남의 GDP 성장률 전망이 하향 조정될 수밖에 없다”며 “수출 의존도가 높은 베트남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문제는 이번 관세 부과가 단기적 조치에 그치지 않고, 트럼프가 재집권할 경우 중장기 정책 기조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정치 리스크’를 재확인시켜 주는 셈이며, 베트남 주식시장 전반의 투자 매력도에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또한 베트남 정부의 기존 대응 전략이 무위로 돌아간 점은 향후 미국과의 통상 협상 전략 수정이 필요하다는 시사점도 안겨줍니다. 지금까지의 ‘당근 외교’가 실질적인 관세 면제나 감면으로 연결되지 않았다는 현실은, 보다 강력한 양자 FTA 협상 또는 국제 공조 전략이 요구된다는 뜻입니다.
 
한편, 베트남 외에도 태국(36%), 캄보디아(49%), 라오스(48%) 등 동남아 국가들이 줄줄이 고율 관세의 타깃이 되었지만, 경제 성장성과 투자 매력 면에서 베트남이 입은 타격이 가장 크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증시 변동이 아니라, 국가 전략의 구조적 전환을 촉발할 수 있는 계기입니다. 베트남이 ‘세계의 공장’ 타이틀을 지켜낼 수 있을지, 그리고 미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재정비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단기 리스크를 피하되, 장기적인 변화 흐름을 민감하게 관찰하는 전략이 중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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