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 o o k i n t o V i e t n a m
베트남 호치민의 지하철, 그리고 동남아시아의 철도 인프라
대중교통의 필요성
베트남은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교통 체증이 심하다는 점에서 닮아있습니다. 하지만 지하철이 없다는 점에서 많은 나라들과 다릅니다. 도시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메트로폴리스가 메갈로폴리스로 향하는 동안 사실상 베트남 중앙 정부는 시민들의 이동 수단을 시민들 각자에게 부담시켜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door to door 이동이 가능할 뿐만이 아니라 인프라 투자도 크게 필요 없는 오토바이로서 그동안 이동 수요 대부분을 해결해 왔지요. 하지만 도시가 점점 확장되고 밀도도 높아져 감에 따라 기존의 인프라는 오토바이의 수용도 힘겹기 시작했고, GDP 의 상승에 따라 점점 늘어나기 시작한 차량의 수요는 급속도로 대중교통의 필요성을 베트남 정부에 강제하기에 이른 것이 현재의 상황입니다.
교통 체증 문제가 나날이 심화되고, 오토바이와 차량들의 매연으로 인해 대기오염 문제까지 불거지자 호치민 시 입장에서는 더 이상 교통 문제를 가만히 두고 볼 수는 없는 상황에 몰리고 있습니다. 따라서 버스들을 운행에 투입하고 버스 노선을 확충하면서 대중교통수단을 늘리려는 시도가 있지만, 아직까지는 눈에 띄게 대중교통 시스템이 정착하지는 못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 서울에서도 실시하고 있는 버스 중앙 차로를 시범적으로 운영하면서 교통 체증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찾고자 노력하는 모습이 계속 보이고 있습니다만, 현재의 도로 인프라를 가지고는 아무래도 한계가 뚜렷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베트남에서는 2004년과 2008년에 메트로 건설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었습니다. 하지만 그 시행이 굉장히 더디게 진행되었습니다. 아마도 복잡하게 얽힌 사업에 대한 이권과 막대한 규모로 필요한 자본의 문제가 있었지 않았나 추측해봅니다. 2017년이면 완성이 될 것으로 보였던 호치민 시 지하철 1호선은 그 진도가 굉장히 지지부진했으나, 이제는 어느 정도 완공이 가시권에 들어온 모양입니다. 2020년이면 완공이 되어 개통되지 않을까 추측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을 보면 어쨌든 수년 내로 드디어 호치민 시에도 지하철이 오가기 시작할 모양입니다.
METRO
현재 한창 건설이 진행되고 있는 1호선의 노선과 앞으로 추가적으로 놓일 지하철 노선도를 살펴보면 호치민 시 전 지역을 커버하게 될 뿐만이 아니라, 앞으로 도시가 뻗어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도 아우르게 될 것이며, 호치민 시 외곽 주요 도시와 연결되는 철도를 건설하고 그 철도와 지하철을 연계하려는 계획까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각각의 노선들을 자세하게 살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1호선
위의 호치민 시 지하철 노선도를 살펴보면 빨간색의 라인이 1호선입니다.
이 1호선은 호치민 시 1군 지역의 핵심이라 볼 수 있는 Ben Than market 에서 Thu Duc 군에 새로 지어질 미엔동 버스 터미널까지 연결이 될 것입니다. 호치민 시 1군의 관광 및 상업의 핵심 지역이라 볼 수 있는 CBD (Center Business District) 를 거쳐, 빈탄군 (Bin Thanh), 2군의 타오디엔 (Thao Dien), 안푸 (An Phu), 투득 (Thu Duc) 군을 지나기에 핵심 지역을 따라 우선 지하철이 다니게 되는 것을 의미하며, 이 노선의 접근성에 따라 현재 빈탄군에 있는 기존의 버스 터미널은 아예 이전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이 노선을 따라 줄줄이 새로운 아파트들이 건설되고 있습니다.
빈탄군에는 빈홈센트럴 파크, 선와 펄, 빈홈 골든리버 등의 새로운 주거 단지가 이미 완성되었거나, 준비 중에 있으며, 2군의 타오디엔 지역에는 마스테리 타오디엔, 마스테리 안푸, 게이트웨이, 나심 레지던스 등의 새로운 아파트 단지가 대거 들어섰습니다.
안푸 지역에도 에스텔라 하이츠 단지가 새로이 들어섰으며, 투득군과 바로 인접한 9군도 최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지역으로서 빈 시티 (Vin City) 라는 서민 주거 목적의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입니다. 당장 진행이 되거나 완료 직전 또는 직후의 아파트 만 꼽아도 이렇게 많고, 앞으로도 계속 아파트나 빌라들이 지속적으로 지어질 예정입니다. 우리나라나 베트남이나 지하철이 들어서는 곳 주변은 여지없이 주거 지역이 크게 형성되거나 개선이 되는 것 같습니다.
2호선
바로 다음 타자로 들어설 2호선은 동쪽으로는 추후 들어설 예정인 투티엠 (Thu Tiem) 신도시의 교통 수요를 담당하게 됩니다. 서북쪽으로는 출퇴근 교통 정체가 극심한 구찌 (Cu Chi) 지역까지 지하철 노선이 확장될 것으로 보입니다.
Ga Saigon 역과는 400미터의 거리만 두고서 연결이 될 것인데, Ga Saigon 역으로 가면 수도인 하노이까지 가는 베트남 종단 기차를 탈 수도 있습니다. 위의 노선도에서 검은색으로 표시된 라인이 호치민 시와 하노이 시를 잇는 베트남 종단 열차의 노선입니다.
그리고 시간이 조금 더 걸리겠지만, 결국 현재 시내에 위치하고 있는 떤선녓 국제공항이 시 동쪽의 외곽으로 이전하게 되면, 아마도 호치민 시 지하철 2호선이 새로 지어지는 공항까지 연장될 것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실제로 호치민 시에서도 해당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3호선
호치민 시 지하철 3호선은 3A 와 3B 로 나뉘어 건설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파란색으로 그려진 3호선 라인의 3A 는 1호선의 연장선에 위치하여 호치민 시 서쪽으로의 이동 수요를 담당하게 될 것이며, 보라색으로 그려진 3B 라인은 또 하나의 주요 공단 지역인 빈증으로 연결될 예정입니다.
빈증으로 이어지는 3B 라인은 교통의 측면에서 굉장히 중요한데요, 호치민 시와 빈증 시 사이에 교통 체증이 상당히 심하기 때문에 지하철이 놓이게 되면 상당한 수준으로 교통 체증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가 된다고 합니다.
4호선
녹색으로 그려진 4호선 라인은 도시를 남북으로 가로지르게 되는 것으로 계획이 세워졌습니다. 추후 이슈가 될 수 있는 부분은 현재의 떤선녓 국제공항의 이동 수요를 담당하게 될 것인지의 여부입니다. 현재의 공항이 호치민 시 동쪽 외곽으로 이전을 할 것인지, 아니면 현재의 시스템대로 시내에 남게 될지에 따라서 노선 변경의 여지가 남아있습니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너무 먼 시점의 개발 계획이라 마스터플랜만 세워져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MR2
한국인들과 외국인들이 많이 모여들어 살고 있는 지역인 푸미흥과 투티엠 신도시 지역을 지나가게 되는 MR2 라인은 모노레일로 기획이 되고 있습니다. 이 MR2 라인은 외국의 자본을 유치하여 건설이 진행될 것으로 보이며, 노선의 대부분이 지반이 약한 늪지대를 지나게 되기 때문에 모노레일을 기획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푸미흥은 늪지를 메워 주거 타운으로 개발한 지역이며, 투티엠도 늪지를 주거 지역으로 바꾸는 곳입니다. 이런 지대를 깊숙하게 파고 들어가 지하철을 운영하기에는 아무래도 부담이 많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외 5호선, 6호선도 언젠가는 건설이 될 예정이고, MR3 라인과 트램 (Tram) 구간도 건설 계획이 잡혀 있습니다.
이렇게 앞으로 굉장히 많은 지하철 노선들이 호치민 시에 건설될 예정인데요, 이들 대부분의 노선들은 벤탄 마켓에서 만나게 될 예정입니다. 따라서 벤탄 마켓 주변은 아래 왼쪽의 개념도에서 오른쪽의 개념도로 그 주변 지역이 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현재의 다소 복잡한 로터리 시스템에서 블록의 형태로 변화하게 되면 체계적인 교통 시스템이 자리 잡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가 됩니다. 이러한 기대감으로 인해 벤탄 마켓 주변의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고 있기도 하며, 마찬가지로 지하철 노선이 지나가는 지역 주변에 새로운 아파트들이 들어서고, 역세권으로 예상되는 지역의 부동산도 점점 매매가 활발해지는 분위기입니다.
이렇게 거미줄처럼 서로서로 얽히게 될 지하철 노선들과 철도의 연계망은 베트남 국내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입니다. 동남아시아 횡단 철도의 일부분으로 작용하여, 일단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과 연결될 것이며, 곧 동남아시아 전역과 연계가 되어 물류와 사람의 이동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될 전망입니다.
이러한 인프라의 구축으로 인하여 조만간 슈퍼 아시아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예측도 쏟아지는 가운데 중국과 일본은 동남아시아 전역에 자본을 들이붓고 있는 중입니다.
베트남에서는 일본이 많은 파이를 가져갔고, 라오스에서는 중국이 압도적인 지분을 가져갔다고 하네요. 이렇게 중국과 일본이 막대한 자본을 들여가며 동남아시아 전역에서 인프라 전쟁을 벌이고 있는 동안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지분을 늘려가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이 부분은 개인적으로 상당히 아쉽습니다.
지금이라도 국익에 도움이 되는 부분을 파악하여 베트남, 더 나아가 동남아시아에서 많은 인프라 건설 사업에 참여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큽니다.
│by machel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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