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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의 소비자들과 내수 시장
베트남의 인구는 현재 9,200만 명을 기록하고 1억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9,000만 명이 넘는 인구 중 40%의 인구가 25세 이하이며, 45%는 25세에서 54세 사이에 분포합니다. 그리고 이들의 1인당 평균 소득은 2년마다 30% 씩 올라가고 있는 중에 있습니다.
보통 어느 한 국가의 경제력이 성장하는 데 있어서 경제를 견인하는 두 가지 큰 동력이 있다면 수출과 내수를 꼽을 수 있습니다. 이 두 가지 동력 중 내수의 경우에는 자국민의 숫자가 최소 1억은 넘어야 제대로 된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도 얘기들을 하지요.
베트남은 지금 경제 성장에 있어서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수출은 계속해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미래 성장 동력의 확보도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내수 시장의 이점을 누릴 수 있는 인구 1억도 가시권에 들어온 상태인데, 금상첨화로 인구의 2/3 가 생산 가능 연령대에 속합니다. 한마디로 아주 역동적인 사회를 구축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상황이지요. 그만큼 베트남은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세간에 알려져 있습니다.
그럼 베트남 안에서는 어느 곳의 경제 규모가 가장 클까요.
호치민의 경제 규모가 가장 큽니다.
시장 조사 기관 Nielsen 의 자료를 인용하자면,
호치민의 경제 규모는 베트남 전체 평균에 비해 4배가 넘습니다.
베트남의 수도인 하노이와 비교해보아도 두 배가 넘는 규모를 자랑하지요. 호치민을 필두로 하여 베트남 여러 도시의 경제 규모는 현재 매년 커지고 있는데요, 이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늘어나는 소득을 어디에 어떻게 소비하고 있을까요. 베트남의 내수 시장은 앞으로 어떤 길을 향해 나아갈지 궁금합니다.
베트남의 내수 시장이 궁금해 Nielsen 에서 조사한 2017년 3분기의 자료를 찾아보았습니다.
Saving
2017년의 베트남 사람들은 66%의 소득을 생활비로 지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잉여 소득의 60% 정도를 저축하고 있네요. 잉여 소득의 30% 가량은 여행과 여가 활동에 사용하고 있는데, 월급의 거의 대부분을 저축하던 우리네 부모님 세대와는 많이 다른 소비 행태가 보입니다.
우리 부모님 세대를 언급한 이유는 한창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기에 열심히 일하셨던 세대이기에 지금의 베트남과 비교하기 적절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한창 경제를 일으키던 시기에 저축을 많이 했습니다. 저축이 미덕이었고, 아껴야 잘 산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지요. 한때는 과소비 문화를 언론에서 대대적으로 다루면서 과소비가 국가 경제의 발목을 잡는 주범 중 하나라고 대대적으로 선전을 하기까지도 했어요. 일면 이해가 가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인구가 적기에 내수 시장의 한계가 분명했습니다. 따라서 수출에 국가의 모든 역량을 기울여야 했었고, 자연스레 무역 수지를 긍정적인 여건 하에 두려면 수입을 어느정도 컨트롤 해야만 했었습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반면에 베트남 사람들은 저축보다는 소비를 즐기고 있는 모습을 보입니다만, 이렇게 소비를 즐기는 사회 풍조가 베트남 경제 측면에서 부정적으로 기능할 것이라고만 보기는 어렵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국민들의 평균 소득만 올라가주면 우리나라보다 두 배 이상의 인구를 지녔기에 탄탄한 내수 시장을 구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모로 우리나라와 베트남은 비슷한 상황에서 많이 다른 행동을 취하고 있습니다.
Sepnding
역시나 Nielsen 의 자료를 살펴보자면 건강과 복지에 대한 베트남 소비자들의 관심이 계속 커지고 있어서, Gym, personal care & green eating 등에 대한 베트남 소비자의 수요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86%의 응답자가 보다 품질이 좋은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기꺼이 돈을 더 지불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네요.
실제로 베트남 소비자들을 가까운 곳에서 관찰하면 그들의 소득 대비 값비싼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퀄리티가 보증된다는 전제하에 거리낌 없이 비용을 지출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아이폰과 같은 스마트폰의 경우 평범한 베트남 근로자들의 경우 몇 달 치 급여를 전부 모아서 구입해야만 손에 넣을 수 있습니다. 이들의 소득만을 고려한다면 아이폰은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 수 없는 제품으로 여겨지지만, 베트남에서 아이폰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은 어마어마하게 많습니다.
스마트폰뿐만이 아니라 더욱 비싼 랩탑 컴퓨터의 경우에도 애플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굉장히 많은 게 현실이죠. 카메라의 경우도 캐논이나 니콘 같은 일본 제조 회사의 DSLR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사람이 많습니다. 고가의 카메라 바디에 추가로 구입해야 하는 각종 렌즈 가격 까지 감안한다면, 카메라를 사용하는데 필요한 비용은 베트남 근로자들의 1년 치 연봉에 육박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트남 소비자들은 그 제품의 퀄리티가 훌륭하다면야 손에 넣는데 큰 고민이 없습니다.
분위기 좋고 서비스가 좋은 레스토랑이나 쇼핑 센터, 뷰티 전문점의 경우에도 퀄리티만 보증이 된다면 손님이 끊이지 않기도 하고요. 의류에 대한 소비도 거침이 없어서 굳이 필요한 의류가 아님에도 지속적으로 쇼핑을 하는 소비자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Change rapidly
아무래도 베트남 소비자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개발도상국에 대한 선입견이 알게 모르게 존재해, 베트남 사람들은 아직까지 기본적인 생활 조건의 개선에만 관심을 두고 있을 것이다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 선진국의 문턱에 서 있는 여느 나라의 국민들과 비교해도 그 관심사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따라서 베트남에서 사업을 구상하시거나 투자를 고려하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베트남 소비자에 대한 인식 및 관점을 현실에 맞춰서 빠르게 바꾸어 나가셔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Top sustainability factors influencing the purchasing intentions of Vietnamese consumers.
- High quality products (79%)
- Products known for their health and wellness benefits (77%)
- Products made with fresh, natural and/or organic ingredients (77%)
Retail space trend
이렇게 베트남 사람들의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눈높이가 빠르게 높아지고 기꺼이 돈을 쓰려는 풍조가 만연하기 시작하면서, 이들을 상대하는 retail store 들은 그들의 운영 전략에 있어서 초점을 quality 에 맞추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Center Business District (CBD) 를 벗어나는 지역으로도 기존 대비 깔끔하고 잘 정비된 retail 지역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호치민 시내를 돌아다니다 보면 어느 순간 기존의 retail store 가 없어지고, 훨씬 깔끔하고 세련된 retail store 로 대체되는 사례를 자주 접하고는 합니다. 최근의 retail 비즈니스가 괜찮고, 전망이 보다 밝다 보니 계속해서 투자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가 추측해봅니다.
Retail business 가 활발해지니 최근 중심업무지구나 주변 지역 모두 retail store 들의 공실률이 낮아졌습니다. 그러자 자연스레 retail space 의 신규 공급이 다시금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러한 retail space의 신규 공급은 중심업무지구나 그 지역을 가리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일어날 것으로 예상이 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신규 retail space 가 급속도로 다시 공급이 되면, 일시적으로는 일단 공실률이 올라갈 것인데, 이렇게 비어버린 공간을 어떤 형태의 retail 사업자가 채울 것인지 기대가 되기도 합니다. 앞으로도 호치민을 비롯한 베트남의 대도시들은 계속해서 빠르게 그 모습이 변화할 것 같습니다.
이처럼 retail space 가 계속해서 확장하고 늘어만 가는 데는 베트남의 안정적인 고용 시장에 대한 믿음이 그 바탕을 제공합니다. 베트남의 매력적인 인건비와 다른 여러 이유들로 인해 Foreign Direct Investment (FDI : 해외직접투자) 는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으로 중국에서 비즈니스를 진행하던 여러 제조 기업들이 베트남으로 생산 베이스를 옮기려는 계획들을 속속 세우고 있고, 발 빠른 일부 기업들은 이미 제조 베이스를 베트남으로 옮기기도 했습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베트남의 제조업 비즈니스 전망이 나쁘지 않고, 정치 사회적으로도 안정이 되어 있는 국가다 보니, 해외직접투자가 계속해서 증가하는 상황에서 인구의 절반을 훌쩍 넘는 사람들은 이미 고용이 된 상태이고, 이렇게 일자리를 가진 사람들이 저축보다는 소비를 즐기고 있으니, 내수 시장을 잘만 드라이브한다면, 향후 베트남의 내수 시장 규모는 굉장히 매력적으로 변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중국이 G2 의 위치에 이른 과정을 돌이켜보고 싶습니다.
매력적인 인건비를 바탕으로 세계의 제조 기업들을 끌어들여 한때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었고, 그렇게 증가한 해외직접투자에 따라 흘러들어온 자본을 가지고 자국의 핵심 산업들을 일으켜 세웠습니다. 노동집약 산업에서 중화학 공업으로, 중화학 공업에서 기술집약 산업으로, 점차 국가의 산업을 업그레이드 하였고, 이 과정에서 축적된 자본으로 내수 시장을 크게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수출과 내수를 바탕으로 얻게 된 자신감은 금융 분야에도 영향을 주어, 이제는 선진 금융 시스템을 구축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국가 이름만 빼면 베트남이 걷는, 그리고 걸으려 하는 행보와 매우 닮아 있어 흥미롭습니다.
│by machel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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