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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 I V | 베트남 들여다보기/투자

물류 대란과 베트남 공유 창고

by machellin 2022. 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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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 대란의 시작

2022년 7월 현재.

물류 대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수에즈 운하에서 좌초된 evergreen 선박.

그 시작은 수에즈 운하에서의 선박 사고였다.

400미터 길이의 선박이 모래 폭풍을 맞고 좌초되면서, 총길이 190km에 달하는 수에즈 운하가 마비되었다. 이로 인해 수없이 많은 컨테이너 선박들이 정처 없이 바다를 떠돌면서 물류 대란이 시작됐다. 컨테이너 선박의 공급이 달리기 시작하자, 컨테이너 차지가 급격히 상승했다.

 

치솟기 시작한 컨테이너 차지는 중국의 코로나 재유행에 따른 중국 본토와 선전항 봉쇄로 그 절정을 찍었고, 전 세계적인 항구 물동량 처리 캐파가 급전직하 한 현상과 맞물려 악순환만 거듭하고 있다. 

 

코로나 유행 > 항구 기능 마비 > 선박 해상 대기 > 선박 부족 > 운하 마비 > 추가로 선박 해상 대기 > 극심한 선박 부족 > 항구 봉쇄 > 해상 대기 선박 수 묻고 더블로 증가 > 극도로 부족해진 선박 > 항구에 적체되는 컨테이너 급증 > 항구 포화 > 항구 진입 대기 컨테이너 급증 > 상품과 제품의 공급부터 꽉 막힘 > 물류 대란 > 인가 싶었지만 아직 한 발 남았다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 글로벌 물류 체계는 혼돈의 그 자체인 상황이 작금의 현실이다.

 

40피트 컨테이너 기준 shipping fee의 변동 추이. 어마무시하게 올랐다.

 

 

Still, just-in-time?

코로나 이전의 세계에 살던 우리는 just-in-time을 신조로 삼아오지 않았나. 잘 그리고 제 때 만들어, 제 때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지상목표였다. 하지만 팬데믹과 물류 대란을 겪고 보니, 제 때 전달하는 것이 불가능한 환경에서는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포스트 팬데믹 시대,

우리는 백업 플랜이 있어야 하는구나 하고 배워가는 중이다.

그럼 어떤 종류의 대비가 필요할까.

 

 

제조업 입장에서는, 

원자재가 제품으로 바뀌고 제품은 그 자리를 비워줘야 비즈니스의 순환이 가능하다. 하지만 제품이 최종적으로 소비자에게 전달이 되지 않아 흐름이 막히면 비즈니스 전체가 그 자리에 서버린다.

 

팬데믹 이전에는 빠르게 순환할 수 있는 체계가 필수였다면, 팬데믹 이후에는 물류 체인의 중간중간에 스펀지가 있어 필요에 따라 물류를 흡수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지 않을까.

 

게다가 최근에는 friend-shoring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프렌드 쇼어링은 쉽게 말하면 친하게 지내는 우리끼리 한번 잘해보자이다. 믿을만한 동맹끼리 뭉쳐서 그들만의 공급망을 새로 만드는 것이다. 세계화와 고립주의, off-shoring과 자국 내 생산 사이의 그 어느 지점에서 타협점을 찾는 것. 

 

이런 시류에 편승하려면,

필요로 하는 나라가 많고, 필요에 따라 물류를 조절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수다.

 

이것이 가능한 나라가 어딜까.

베트남은 어떨까.

 

 

The most attractive country

전 세계의 공장으로 기능하고 있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놓고 보았을 때, 베트남은 팬데믹 이전부터 비즈니스가 활발했 던 순위로 3번째에 위치해 있고, 기업들이 신규로 사업을 진행하길 희망하는 순위에서는 2위에 위치한다.

 

국가별 기존의 비즈니스 활성도와 신규 진입 희망 비즈니스 현황 @ CBRE 2021

 

그리고 이미 활발하게 진행되던 비즈니스에 더해,

신규로 진입하기 위해 대기 중인 비즈니스의 니즈가 겹치는 곳은 베트남 하나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의 포지션이다. 수요는 충분한 상태에서 시너지를 일으킬 인프라가 추가로 더해지면 포스트 팬데믹의 새로운 세계 공급망 속에서 베트남의 위치는 상당히 견고해지지 않을까.

 

 

What about sharing warehouse?

이쯤에서 상상력을 발휘해보자면,

당장의 인프라 부족을 유연한 물류 시스템으로 일단 대체하여 자연스럽게 인프라 확충의 시기로 넘어가는 것이 가능하지는 않을까.

 

베트남에 진출해 있는 기업들의 물류 부담을 나눠서 짊어질 수 있는 파트너가 있다면 어떨까. 공유 창고 혹은 가칭 창고 비엔비 말이다. 보안만 확실히 책임지고, 무역에 연관된 서류 처리 능력을 갖춘 채, 공간을 제공해 줄 수 있다면 팬데믹의 고통 속에 몸부림치고 있는 기업들과 윈윈의 관계를 가져갈 수 있지 않나 싶다.

 

더 나아가 신규로 진출하는 기업들의 초기 투자 비용을 줄여줄 수 있는 파트너가 될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제조 기업이 베트남에 신규로 진출하기에는 상황이 그리 만만치 않다.

2020년 기준 베트남 각 지방의 산업 단지 포화도.

내로라하는 베트남 내 대도시의 임금 상승은 차치하더라도, 산업 단지 자체가 꽉 차 있는 상태에서, 물류까지 담당할 부지를 찾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기업들의 물류 관련 투자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동남아시아에 진출해 있는 기업들의 물류 부담이 계속 가중되고 있는 상황임을 알 수 있고.

동남아시아의 연도별 warehouse 와 non-warehouse 투자 비중 추이

 

 

friend-shoring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모르지만, 

동맹 관계의 공급망에서 배제된 세계 무역의 구성원에게도 필요한 존재가 될 수 있을지 모른다. 어쨌든 베트남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동안 세계 여러 나라 입장에서는 함께 가야 할 파트너이기 때문에, friend-shoring에서 따돌림당한 구성원에게는 신분 세탁(?)의 창구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세계 무역이라는 판 위에서,

일종의 배대지 확장판,

신분증 회피처로서 기능하는 식으로 말이다.

 

 

상상에 불과하지만,

국제 무역 속 베트남의 포지션이 내가 상상한 대로 잡힌다고 가정해보면, 베트남에서 근사한 공유 창고 기업 하나가 탄생하지 말란 법도 없을 것 같다. 

 

항구 근처 쓸모없어 보이는 땅 좀 사서 창고 하나 세워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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