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 살면서.
만족하는 것들 많다.
이 정도는 뭐.. 하면서 넘어가는 사소한 것들도 많고, 이것 때문에 도저히 못 살겠다 싶은 건 그리 많지 않다.
그런데 인터넷에는 정말 불만이 많다.
내 삶의 큰 즐거움 중 하나가 있다면 여가 시간에 즐기는 게임이다.
물론 와이프는 싫어하는데, 다 큰 성인 입장에서 이만큼 건전한 취미도 없다. 틈만 나면 집 밖에 나가서 술 취해 뻘짓하고 돌아다니는 것보다 백만 배는 낫지 않을까. 아 물론 내가 집에 있다는 것 자체가 싫을 수는 있겠다..ㅂㄷㅂㄷ 게임을 할 때면 항상 한국 서버로 연결해서 게임을 하다보니, 국제 인터넷 속도가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베트남의 인터넷은 해외 연결이 매우 불안정하다. 툭하면 갖가지 사유로 인터넷이 처참하게 느려진다.
베트남과 해외를 연결하는 인터넷 망은 대부분 해저 케이블에 의존한다. 총 5개의 캐이블이 해외와 연결되는데, 그 중 4개의 케이블이 남중국해를 지난다. 나머지 하나는 싱가폴로 향하는데, 국제 인터넷 사용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터무니없이 부족한 오래된 케이블이다. 이 싱가폴 케이블을 제외하면, 나머지 4개의 케이블들은 매년 문제가 생긴다. 내가 베트남에 온 이후로 온전히 문제가 문제가 없던 연도가 단 한 번도 없었다. 통신사 직원에게 상어가 케이블을 물어뜯었다는 말 같지도 않은 변명을 얼마나 많이 들었는지.
매년 한 두 개 케이블에 문제가 생겨서 불편을 감수해 온 건데, 작년 말부터는 상황이 많이 심각하다. 남중국해를 지나는 케이블 4개가 모조리 작동을 하지 않는다. 매우 짧은 기간에 연쇄적으로 해저 케이블들에 문제가 생긴 것. 그래서 90년대에 설치된 싱가폴 방향 케이블 한 개만 겨우 겨우 이용이 가능한 수준이 2023년 현재 베트남의 국제 인터넷 가용 수준이다. 싱가폴 쪽 케이블 마저 문제가 생긴다면, 인구 1억에 육박하는 한 국가의 해외 연결 인터넷 사용이 불가능해지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2022년 11월, 가장 먼저 AAE-1 케이블이 신호를 잃어버렸고, 2주 후 AAG 마저 기능을 못했다. 새해 1월 들어 APG 마저 데이터를 처리하지 못하고 있는데, APG가 망가지고 난 후 일주일 뒤 TGN-IA 까지 뻗어버렸다.
가뜩이나 인구수 및 사용자 수 대비 인터넷 인프라가 많이 부족한 나라가 베트남이다. 비슷한 처지의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봐도 현저하게 부족하다. 단순히 나눠봐도 케이블 하나가 천만 명 이상 분의 데이터를 처리해야 한다. 인도네시아, 태국은 말할 것도 없고, 캄보디아보다 상황이 나쁘다는 건 변명의 여지가 없을 수준.
부랴부랴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거 같은데, 소비자들의 불만이 한두 번도 아니었고, 한 번 된통 당해봐야 아 투자 좀 해야겠구나 깨닫겠지.
앞으로 3월부터 해저 케이블 보수 및 몇 년 안에 3개 해저 케이블 추가 설치 등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외양간이라는 건 소 잃기 전에 고치는 것이라는 걸 좀 배웠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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