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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들여다보기 | 베트남 근로자들의 이직과 퇴직

by machellin 2020.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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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 o o k   i n t o   V i e t n a m

Vietnamese worker's frequent turnover


 

Adecco.

아데코는 스위스에서 설립된 workforce soultion 기업으로서 전 세계 60개국에 3,000개 이상의 branch 를 두고 있다. 10만이 넘는 클라이언트와 100만 명 이상의 인력들 사이에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HR solution company Adecco.

 

이 아데코에서 매년 베트남 근로자들의 이직 사유를 조사한다.

조사가 이루어지는 시기는 매년 베트남의 음력설 연휴 Tet 즈음인데, 베트남의 근로자들이 이 뗏 연휴를 전후로 움직이는 케이스가 많기 때문이다.

 

2020년 초에 조사된 이직 사유 top 3 는 아래와 같다.

 

 

2020년 베트남 근로자들의 이직, 사직 사유 Top 3

 

 

51.3% 의 근로자가 커리어 계발의 기회 부족으로 직장을 그만두고 있으며, 32.4% 의 근로자는 더 나은 조건의 이직 제의를 받았기 때문에, 그리고 10.8% 의 근로자는 상급자와의 불편한 관계 때문에 직장을 그만두고 있다. 직장을 때려치우는 이유는 전 세계 어딜 가나 비슷하구나 싶다.

 

그저 뻔한 조사 결과로 치부할 수도 있는데, 작년 조사 결과와 비교를 하게 되면 눈에 띄는 변화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작년의 조사 결과는 어떠했을까.

 

 

 

2019년 베트남 근로자들의 이직, 사직 사유 Top 3

 

 

2020년이나 2019년이나, 이직 또는 퇴직 사유는 똑같지만, 비중에 있어서 많은 변화가 있다. 작년에는 응답 결과의 비중이 크게 의미가 없었으나, 올해에는 커리어 개발 기회의 부족이 유의미한 이직 사유로 꼽힌 것이다. 이 조사 결과를 물끄러미 바라보니 베트남의 근로 환경이 내재하고 있는 구조적 문제점이 보이기도 한다.

 

 

FDI contribute to the growth

2000년대 중반부터 베트남으로 몰려들기 시작한 외국인 직접투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잠시 주춤했다가 2015년부터는 점점 그 규모와 속도가 증가 중이다. 단순히 amount 만 증가한 것이 아니라 베트남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 자체가 큰 채로 유지되고 있다.

 

FDI % of nominal GDP & FDI trend in Vietnam

즉, 베트남 내에 제공되는 양질의 일자리가 대부분 외국인 직접투자로 인한 외국계 기업을 통해서 제공된다는 뜻이다. 이들 외국계 기업에 입사하게 되면 높은 연봉을 받는다. 우리가 흔히 글로벌 대기업이라 부르는 기업들을 차치하더라도 우리나라 중견 기업 수준의 현지 법인도 베트남 기업보다는 연봉을 많이 책정해준다. 

 

그리고 이들 외국계 기업에서 일하는 베트남 친구들의 업무 능력이 다 거기서 거기라고 쳤을 때 일을 조금만! 더 잘하거나, 구사할 수 있는 언어가 많거나, 구사하는 외국어의 유창함이 남다른 직원은 대졸 월평균 급여 $400 대비 2.5배는 금세 받아갈 수 있다.

 

이렇게 자신보다 뛰어난 동료 혹은 선배 혹은 후배에게 밀려서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한 직원들이 이직을 결심할 수는 있다. 그런데 경쟁에서 살아남았음에도 이직을 결심하는 직원들이 많다.

왜 그럴까.

 

 

FDI takes their vision away

외국계 기업이 베트남에 들어왔다.

베트남 청년들을 직원으로 채용한다.

 

시골에 계신 부모님께서 쌀국수만 먹으며 뒷바라지하던 곱디 고운 딸이 드디어 외국계 기업에 입사를 했다. 장한 딸은 곧 마을의 자랑, 마을의 딸이 된다. 월급날마다 목돈을 부쳐오는 장한 딸은 머잖아 회사의 관리자로 올라서 적당한 결정권을 지닌 간지 나는 커리어 우먼을 꿈꾼다. 그리고 그의 부모 역시 터져 나오는 자부심에 온 세상이 내 것이다.  

 

외국계 기업의 현지 법인.

갓 입사한 이들을 가르치고 관리하여,

빠른 시일 내에 자생할 수 있어야 한다.

 

현지에서 각고의 노력을 통해 남기게 되는 수익으로 현지 법인의 지속 가능한 경영을 가능케 해야 한다. 따라서 본사는 능력 있고 야망 있는 직원들을 골라 주재원으로 파견한다. 회사는 주재원에게 좋은 집과, 차량, 주재원 자녀들의 교육을 서포트하여 사랑스러운 주재원이 현지 법인의 운영에 올인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주재원은 바쁘다.

본인이 갈고닦은 노하우와 쌓아두었던 지식을 총동원해 사측의 인정을 받고자 업무에 매진한다. 정신없이 바쁜 초기를 지나 어느 정도 현지의 법인이 자리를 잡을 때까지 모든 에너지를 쏟는다. 그리고 그 노하우와 지식에 더해진 현지 법인 세팅의 스킬은 절대 로컬 직원과 나누지 않는다. 기사 딸린 차량과 쾌적한 주택 그리고 자녀의 국제 학교 학비는 로컬 직원이 자신을 대체하는 순간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그들은 서로가 서로의 주변을 맴돈다.

외국에서 온 관리자는 핵심 업무를 꽉 움켜쥔 채 정신 차려 보면 뭔가 억울하게 바빴던 하루가 아쉽다. 로컬 직원은 매일 커피를 타다 바쳤기에 적당한 바리스타 능력을 습득했다. 그리고 엑셀에 데이터 쳐넣는 노가다 능력만을 함양한 채 방황한다. 커리어 충만한 직장인의 세련된 모습은 요원하고, 이대로 가면 뭐가 될지 잘 모르겠다.

 

그렇게 이직하는 직원들은 늘어난다.

베트남 로컬 기업으로 이직하자니 급여 테이블이 서로 맞지 않는다. 그래서 조금 더 나은 조건의 외국계 기업으로 이직을 한다. 하지만 쳇바퀴는 여전히 돈다.

 

 

How to let them stay

베트남 근로자들의 이직이 잦다.

그런데 외국계 기업의 현지 법인들은 사람을 구하기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정확히 말하면 쓸만한 사람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겠다. 일을 좀 알아야 부릴 수 있을 텐데 말이다. 솔직히 조언을 건네자면 당신의 직원은 일을 못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것이다. 열심히 해봤자 외국인 관리자들만의 리그로 돌아가고 있는 룰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적당히, 적당히, 무사한 하루에 그저 감사하며 사는 것이다.

 

Job seeking demand by seniority

 

어느 업계든 경력 3년 차면 몸값이 금값이다.

일 좀 하겠다, 젊겠다, 의지 충만에 체력도 좋을 것이고 돈이 필요할 나이다. 그런 골든 에이지의 근로자들이 무려 74% 나 이직 시장을 기웃거리고 있다.

 

경력 5년 차 이상은 어디 보내면 그래도 뭔가 돈 될만한 일 물어올 수준의 경력이다. 노련하고 비상시에는 믿고 맡겨도 웬만한 일을 다 쳐낼 수준이다. 81% 가 방황하고 있다. 인재가 시장에 넘실대고 있는데, 외국계 기업 관리자들은 쓸만한 사람이 없다고 아우성이다. 쓸만한 사람을 어디서 구해야 하는지 묻는 케이스가 정말 많다.

 

어떻게 구해야 할지를 물어야 하는데,

어디서 구할지만을 묻는다. 


│by machel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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